손해배상
2014나14527 손해배상
주식회사 한진
한국철도공사
코레일로지스 주식회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2. 12. 선고 2012가단279848 판결
2014. 10. 6.
2014. 10, 21.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7,257,120원과 이에 대하여 2012. 10, 24.부터 2014. 10. 21.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7,257,12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운송업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철도화물운송업을 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며, 피고보조참가인은 철도화물연계수송과 관련한 대행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11. 10. 6. 피고와 피고의 철도화물운송약관에 따라, 부산신항 터미널에 도착한 콩이 실린 컨테이너 1대(컨테이너 번호 KKTU7328421, 이하 '이 사건 컨테이너'라 한다)를 부산신항역에서 의왕시에 있는 오봉역까지 운송하는 내용의 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제3034호 열차(이하 '이 사건 열차'라 한다)의 763278번 화차(이하 '이 사건 화차'라 한다)를 배정받았는데, 이 사건 컨테이너는 원고가 주식회사 한영종합운수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이다.다. 이 사건 컨테이너는 2011. 10. 6. 18:02경 원고로부터 부산신항 내 컨테이너 운송을 의뢰받은 신선대물류 주식회사를 통해 A 트레일러 차량으로 부산신항 터미널에서 이 사건 열차가 대기하고 있던 부산신항역 제2철송작업장 8번 선으로 운송되었고, 19:02경 피고로부터 컨테이너 상차작업을 의뢰받은 피고보조참가인을 통해 선로에 설치된 컨테이너 하역용 크레인으로 위 트레일러 차량에서 바로 이 사건 열차 중 이 사건 화차로 상차되었다.
라. 이 사건 열차는 2011. 10, 6. 20:40경 부산신항역을 출발하여 2011. 10. 7. 11:35경 오봉역에 도착한 후 4번 선에서 하차작업이 이루어졌는데, 이 사건 컨테이너의 하차를 위한 준비과정에서 그 내용물인 콩 일부가 이 사건 화차에 쏟아져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마. 한편 철도화물운송약관 중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3조(정의) ① 이 약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의 1과 같습니다. 27. “컨테이너화물"이라 함은 컨테이너에 의하여 운송되는 화물을 말합니다. 제57조(면책) 철도공사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책임을 지지 아니합니다.
5. 고객의 불완전 포장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
6. 수취 시 이미 수송용기가 밀폐된 컨테이너화물 등의 내용물에 대한 손해. 다만, 철도공사의 명백한 원인행위로 인한 손해는 제외합니다. 제59조(손해배상) ① 화물의 멸실, 훼손 또는 인도의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는 상법에서 정한 규정을 적용합니다.
④ 철도공사와 고객 간의 손해배상 청구는 그 사고발생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소멸합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갑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운송인은 자기 또는 운송주선인이나 사용인, 그 밖에 운송을 위하여 사용한 자가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 및 운송에 관하여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지 아니하면 운송물의 멸실, 훼손 또는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135조). 위 기초 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운송계약을 체결한 운송인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고에게 철도화물운송약관 제59조 제1항, 상법 제135조에 따라
운송물인 콩 일부의 멸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 및 운송에 관하여 주의의무를 다하였다.
나) 피고는 철도화물운송약관 제57조 제5호 또는 제6호에 따라 면책된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11. 10. 7.부터 1년이 지난 2012. 10. 16.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철도화물운송약관 제59조 제4항에 따라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라) 가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순차운송 인이고 이 사건 손해의 원인이 된 행위를 한 운송인을 알 수 없으므로 피고는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상법 제138조에 따라 운임액의 비율에 따른 구상의무만 부담하거나, 멸실된 콩은 10kg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이 부분에 한정되어야 한다.
2) 주의의무 이행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살피건대, 이 사건에서 피고보조참가인은 피고가 이 사건 운송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사용한 자에 해당하는바, 을가 제1호증의 1 내지 6, 을가 제2호증의 1 내지 13,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제1심 증인 B의 증언만으로는 피고 또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 및 운송에 관하여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 오히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운송물인 콩 일부는 이 사건 컨테이너 바닥의 모서리에 외부의 충격으로 발생한 직경 약 10m인 직사각형 모양의 구멍(이하 '이 사건 구멍'이라 한다)을 통하여 유실되었는바,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수취하기 전부터 이 사건 구멍이 있었다면 수취 후 상차작업을 하는 도중 콩이 흘러내리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상차하면서 검사하였을 때 이상이 없었다고 확인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구멍은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수취한 이후인 피고의 운송구간에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큰 점, ② 이 사건 컨테이너 바닥에 높이 약 12㎝의 철제 테두리가 설치되어 있어 이 사건 컨테이너의 바닥과 이 사건 화차 사이에 약 12m의 공간이 존재하고 이 사건 화차에서 유일하게 돌출된 콘 자체의 높이가 약 8㎝라고 하더라도, 콘은 받침대 부분의 높이까지 포함하면 8cm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구멍이 이 사건 컨테이너와 콘이 결합하는 지점의 바로 옆에 생긴 것으로 보아, 이 사건 구멍은 이 사건 컨테이너의 상차작업 도중 콘에 의하여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점, ③ 이 사건 운송계약의 운송물은 컨테이너 자체가 아니라 컨테이너에 의하여 운송되는 콩이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화차에 외벽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피고의 운송 도중 다량의 콩이 흘러내려 이 사건 열차 밖으로 유실되었음에도 피고가 운송 도중 이 사건 화차나 이 사건 컨테이너의 상태를 점검하였다는 사정이나 콩의 유실을 예방하거나 손해의 확대를 방지할 수 있는 조처를 하였다는 사정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또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운송물의 수령, 인도, 보관 및 운송에 관하여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면책약관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철도화물운송약관 제57조 제5호에 따라 피고가 면책되기 위하여는 이 사건 손해가 원고의 불완전한 포장 때문에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피고가 증명해야 할 것인바, 을가 제2호증의 8 내지 10, 을나 제1호증의 각 영상만으로는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그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컨테이너를 상차하면서 검사하였을 때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확인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음으로 철도화물운송약관 제57조 제6호에 따라 피고가 면책되는지 보건대, 이조항은 피고가 운송물을 수취할 때 이미 수송용기가 밀폐된 경우 피고로서는 그 내용물의 수량, 보관상태 등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피고로 하여금 그 내용물의 멸실, 훼손 등으로 말미암은 손해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조항인바, 이 조항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운송 완료 시까지 수송용기가 밀폐되어 피고가 그 내용물에 변경을 가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와같이 수송용기인 컨테이너 자체가 파손되어 내용물인 콩 일부가 멸실된 경우에는 이조항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9호증의 4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11. 10. 7.로부터 1년 이내인 2012. 8. 14. 손해배상을 최고하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는 이를 수령하였다고 자인하는바, 원고가 그로부터 6월 내인 2012. 10. 16.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민법 제174조에 따라 2012. 8. 14.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5) 손해배상의 범위 주장에 관한 판단
상법 제138조 제1항은 "수인이 순차로 운송할 경우에는 각 운송인은 운송물의 멸실, 훼손, 연착으로 인한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동일 운송물에 관하여 수인의 운송인이 순차로 운송을 하는 경우에 송하인 및 수하인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하여 손해발생장소에 관계없이 수인의 운송인이 연대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규정으로서, 여기서 '수인이 순차로 운송할 경우'란 수인의 운송인이 운송구간을 분담하여 송하인과 각각 운송계약을 체결하거나, 송하인이 최초의 운송인에게 운송을 위탁함으로써 그와 운송상의 연결관계를 가지는 다른 운송인도 동시에 이용할 것이 예정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이 사건에서와 같이 원고가 주식회사 한 영종합운수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운송물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와 계산으로 피고와 다시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이른바 하수운송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한편 피고의 운송 도중 다량의 콩이 이 사건 열차 밖으로 흘러 유실되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며, 운송 외의 과정에서 별도로 콩이 멸실되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멸실된 콩이 이 사건 화차 위에 남아있는 10kg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운송물인 콩 일부의 멸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바, 운송물이 일부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의 손해배상액은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의하여야 하고(상법 제137조 제2항), 갑 제3호증, 갑 제11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에서 멸실된 콩이 7,949kg인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2011. 10. 7. 콩의 가격은 1kg에 3,429원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27,257,120원(= 7,949kg × 3,429원,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 이하 버림)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2. 10, 2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이 선고되는 2014. 10. 2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위 인정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이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최승록
판사김형철
판사김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