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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009. 9. 24. 선고 2007헌바61 2007헌바62 공보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위헌소원]

[공보(제156호)]

판시사항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 전에 설정된 담보권만 지방세에 우선하는 것으로 규정한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가목과 관련한 “전에” 부분(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입법재량을 일탈하여 담보권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조세법률주의 및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담보권설정자로부터 그가 지방세를 신고·납부한 다음 보유하고 있을 신고서(접수증), 납부영수증 또는 납부확인서를 제시받거나, 지방세 납세증명서,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서 등을 발급받음으로써 담보권 설정 당시까지 담보권설정자가 신고한 지방세의 존부 및 세액, 납부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또한 담보권 설정 후 같은 날 지방세 신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담보권 설정 당일에는 조세 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확인서 등을 받아두는 방법으로도 담보가치의 하락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목적물 취득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의 신고일과 근저당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는 시간적으로 담보권의 설정이 취득세 신고보다 나중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담보권설정자의 협력 없이도 법정되어 있는 취득세의 과세표준과 세율을 적용하여 취득세 세액의 대강을 산출한 다음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담보가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조세채무는 법률에 의하여 성립·확정되므로 조세채무의 존부 및 범위의 대강을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불완전한 조세채권의 공시기능으로 인한 위험은 당사자들 사이의 정보 교환과 자율적 판단으로 이를 회피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확보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이 지방세의 신고일보다 담보권 설정일이 앞서지 않는 이상 비록 양 일자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지방세 채권이 담보권에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한편,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조세의 공공성·공익성을 중시하여 지방세를 우선징수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안분배당하는 규율만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시간적 순서를 가려서 우열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은 그 선후관계에 대한 입증이 용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법률관계의 형성에 과세관청의 자의나 우연한 사정이 개입될 여지가 커지므로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담보권 설정이 지방세 신고보다 먼저 이루어진 것이 일자상 명백한 경우’에만 지방세 우선징수원칙의 예외를 인정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판단은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한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칠 수 있는 범위는 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가 성립된 이후에 가지고 있는 모든 책임재산이며,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전에 담보권이 설정되었다면 그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가치가 장악된 상태로 납세의무의 책임재산으로 되므로 그 한도에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치게 할 수 있다. 결국 조세와 담보권의 우선권은 각 성립시기의 선후에 따라 결정함이 합리적이다.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 공공성·공익성 때문이므로, 조세채권의 내용이 공시되거나 제3자가 알 수 있는지의 여부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삼을 필요가 없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의 존부나 범위를 과세관청의 재량에 맡길 사항도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시기를 조세채권이 성립한 후 신고에 의하여 조세채권이 확정될 때로 규정하면서 조세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설정된 담보물권에 대해서는 조세채권이 우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물권을 더욱 더 보호하는 것이므로 조세입법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물권을 더욱 더 보호하는 것이므로 조세입법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거나 담보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신고납세방식을 취하는 지방세 중 담보목적물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세목들은 담보권 설정자의 자발적인 협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제3자인 담보권자가 확인하기 어렵고, 특히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하다고 하여 지방세 신고가 시간적으로 반드시 우선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담보권 설정당시까지의 신고서(접수증) 등을 제시

받는 방법만으로는 담보권설정자가 부담하는 지방세의 존부 및 납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지방세 납세증명서 역시 담보권설정자가 협조하지 않는 한 발급에 어려움이 있고, 이를 통하여서는 단지 체납 사실의 존부만 알 수 있을 뿐 체납세액이 얼마인지, 납부기한이 도과되지는 않았지만 신고된 세목은 없는지 등은 나타나지 않으므로, 지방세의 신고일을 기준으로 담보권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담보권자의 재산권 및 예측가능성 보장의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호 및 사법질서의 존중을 위하여 조세징수권 확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규정이므로 지방세 신고일과 담보권 설정일이 동일하여 그 시간적 선후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담보권자가 불측의 손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담보권이 지방세 채권에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동조항의 취지에 부합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의 신고일 “전에” 부분에 신고일 “당일”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고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을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에서 배제시킴으로써 담보권 설정이 시간적으로 앞선 경우에 대하여까지 지방세를 전면적으로 우선시키는 것이므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조세의 존재를 예측할 수 없는 시기를 기준으로 조세채권과의 우열을 정하는 것이어서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고, 담보권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하여 담보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합리적 기준 없이 담보권자를 차별하게 되어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을 “당일”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선고함이 상당하다.

참조판례

헌재 1995. 7. 21. 94헌바18 등, 판례집 7-2, 65, 72-73

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60-62

헌재 1996. 12. 26. 96헌가21 , 판례집 8-2, 715, 720

헌재 2007. 5. 31. 2005헌바60 , 판례집 19-1, 590, 597-598

당사자

청 구 인 주식회사 ○○닷컴

대표이사 이○경

대리인 법무법인 영진

담당변호사 송시헌 외 1인

당해사건1.서울고등법원 2006나38996 배당이의(2007헌바61)

2.서울고등법원 2006나34246 배당이의( 2007헌바62 )

주문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가목과 관련된 “전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2007헌바61 사건

(가) 청구인은 2001. 8. 21. 청구외 박○희에게 8억 원을 대여하면서 같은 날 그 소유의 부천시 오정구 지상 ○층 건물 중 제○층 제1호 당구장 및 볼링장 1,285.66㎡(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975,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나) 그 후 이 사건 부동산 중 일부가 부천시의 도시계획시설사업의 시행으로 수용되면서 보상금으로 108,828,270원이 책정되고 위 보상금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공탁되어 배당절차가 진행되었는바, 위 법원은 2005. 3. 23.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법정기일 2001. 8. 21.자 취득세 112,014,890원이 포함된 합계 321,921,980원을 교부청구한 부천시에게 공탁금 전액을 배당하고, 청구인에게는 전혀 배당하지 아니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2005. 3. 30.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2006. 3 28. 기각판결이 선고되자, 항소를 제기(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2006나38996)한후 위 소송 계속중 취득세의 법정기일 전에 설정된 담보권만 지방세에 우선하는 것으로 규정한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전에” 부분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7카기358)을 하였고, 2007. 6. 5.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07. 7.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2007헌바62 사건

(가) 청구인은 위 2007헌바61 사건의 채무자 박○희가 위 8억 원의 채무를 연체하자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임의경매신청을 하여 2004. 3. 25. 부동산임의경매개시결정이 내려졌다.

(나) 위 결정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낙찰되었는바, 위 법원은 2005. 7. 15.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당해세 및 가산금 합계 67,340,300원과 법정기일 2001. 8. 21.자 취득세 112,014,890원을 교부청구한 부천시 오정구청장에게 1순위로 179,355,190원, 청구인에게 2순위로 134,843,350원을 각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다) 이에 청구인은 2005. 3. 30.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2006. 2. 23. 기각판결이 선고되자, 항소를 제기(당해사건:서울고등법원 2006나34246)한 후 위 소송 계속중 취득세의 법정기일 전에 설정된 담보권만 지방세에 우선하는 것으로 규정한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전에” 부분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2007카기359)을 하였고, 2007. 6. 5. 위 신청이 기각되자 2007. 7. 1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각 심판청구서에 의하면 청구인이 다투고자 하는 것은 취득세의 법정기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같은 경우 전자를 우선징수하도록 규정한 것의 위헌 여부이다. 그런데 취득세는 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가목’의 ‘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에 해당하므로, 심판대상을 위 ‘가목’과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된 것)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가목과 관련된 “전에” 부분(이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내용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된 것)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②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3.다음 각 목의 1에 해당하는 기일(이하 “법정기일”이라 한다)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세와 가산금(그 재산에 대하여 부과된 지방세와 가산금을 제외한다)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가.과세표준과 세액의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에 있어서 신고한 당해 세액에 대하여는 그 신고일

[관련조항]

구 지방세법(2000. 12. 29. 법률 제6312호로 개정되고, 2005. 12. 31. 법률 제78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지방세의 우선) ①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은 다른 공과금과 기타의 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한다.

②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것은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1.국세 또는 공과금의 체납처분에 있어서 그 체납처분금액 중에서 지방세징수금을 징수하는 경우의 그 국세 또는 공과금의 가산금 또는 체납처분비

2.강제집행, 경매 또는 파산절차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징수금을 징수하는 경우 그 강제집행, 경매 또는 파산절차에 든 비용

3.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기일(이하 “법정기일”이라 한다) 전에 설정한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 중에서 지방세와 가산금(그 재산에 대하여 부과된 지방세와 가산금을 제외한다)을 징수하는 경우에 그 전세권, 질권 또는 저당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가. 생략

나.과세표준과 세액을 지방자치단체가 결정ㆍ경정 또는 수시부과결정하는 경우에 고지한 당해 세액에 대하여는 그 납세고지서의 발송일

다.특별징수의무자로부터 징수하는 지방세에 있어서는 가목 및 나목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납세의무의 확정일

라.제36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양도담보재산 또는 제2차 납세의무자(보증인을 포함한다)의 재산에서 지방세를 징수하는 경우에는 납부통지서의 발송일

마.제28조 제2항 후단의 규정에 의하여 납세자의 재산을 압류한 경우에 그 압류와 관련하여 확정된 세액에 대하여는 가목 내지 라목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압류등기일 또는 등록일

4.~5. 생략

2. 청구인의 주장,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이유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요지

지방세 채권도 담보권과 동일한 차원에서 공시의 원칙을 바탕으로 배타적 효력을 가지는 대세적 권리이므로, 지방세의 법정기일과 담보권의 취득일자가 동일한 경우 상호간에 우열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서로 대등한 순위로 보아 채권액에 안분비례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함에도, 지방세의 법정기일 ‘전에’ 설정한 담보권의 경우에만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로 인정한 것은 헌법 전문, 헌법 제1조, 제10조, 제11조 제1항, 제23조 제1항, 제37조 제2항 단서, 제38조, 제59조에 반한다.

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이유요지

지방세의 법정기일과 담보물권의 취득일자가 동일한 경우 그 우선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으로는 ① 시간적 순서를 따져서 결정하는 방법, ② 어느 하나를 우선시키는 방법, ③ 동순위로 하여 채권액 비율로 안분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방법은 모두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어 그 중 어떠한 방법이 월등하게 우월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

따라서 입법자가 이 경우 지방세를 우선하도록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지방세와 담보권의 우선권을 어느 쪽에 어느만큼 부여할 것인가에 따른 입법정책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담보권자가 부득이 수인하여야 할 불이익으로서 담보기능의 일부 제한에 불과하고 담보기능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입법재량을 현저하게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담보물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 부천시장의 의견요지

취득세와 같은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는 지방세법이 정하는 요건이 충족되는 때 납세의무가 성립되는바, 그 과세표준은 과세물건 취득 당시의 가액이고 세율도 법정되어 있어 납세의무 성립일에 세액의 산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담보물권을 취득하려는 제3자는 취득자 본인을 통하거나 본인의 위임을 받아 과세증명을 받음으로써 취득세의 존부 및 범위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담보권의 설정기일과 취득세의 법정기일이 같은 경우 지방세 채권을 우선하도록 하였다고 하여 담보물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판 단

가. 관련 기본권 및 헌법상의 원칙

청구인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헌법 전문 및 헌법 제1조에 반한다고 주장하나, 헌법 전문은 헌법이 제정된 유래나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근본이념 및 기본가치 등을, 헌법 제1조는 민주국가원리 및 국민주권원리를 명시한 것으로서 조세채권과 사법상 권리 사이의 우열관계를 정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또한, 청구인은 헌법 제10조의 위반도 주장하나,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거나 기본권 형성에 있어서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조차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인격이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할 정도의 내용이라고는 볼 수 없으며(헌재 2000. 6. 1. 98헌마216 , 판례집 12-1, 622, 648-649 참조), 행복추구권은 다른 기본권에 대한 보충적 기본권으로서의 성격을 지니므로(헌재 2002. 8. 29. 2000헌가5 등, 판례집 14-2, 106, 123 참조), 주로 문제되는 기본권인 재산권 등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외에 행복추구권에 대하여 따로 판단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조세법률주의에 반하여 담보권자인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만 판단하기로 한다.

나. 재산권 등의 침해 여부

(1)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

조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을 위한 재정수입의 주된 원천으로서 고도의 공공성ㆍ공익성을 가지며, 법률에 정해진 과세요건을 충족하면 조세채권이 필연적으로 성립하나 구체적인 대가 없이 이를 징수하는 것이므로 그 징수의 확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국세에 관하여는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본문에서, 그리고 지방세에 관하여는 지방세법 제31조 제1항이 각각 채권평등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국세 또는 지방세 우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상 거래에 있어서 저당권 등의 담보권은 그 피담보채권의 우선변제를 확보하기 위하여 등기나 등록 등 공시방법을 취하여 설정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저당권 등의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도 아무런 제한 없이 조세채권이 우선한다면 담보권자는 그가 예측할 수 없었던 조세채권의 체납 때문에 채권확보의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며 나아가 사법상 거래질서에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헌재 1995. 7. 21. 94헌바18 등, 판례집 7-2, 65, 72-73;헌재 1996.

12. 26. 96헌가21 , 판례집 8-2, 715, 720).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의 매각으로 인하여 생긴 금액에서 신고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확정되는 지방세를 징수하는 경우 ‘신고일 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에 대하여는 지방세를 우선징수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조세징수의 확보와 사법질서의 존중이라는 두 가지 공익 목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2) 조세채권과 담보권 사이의 우열 기준

일반적으로 조세채무는 법률에서 정한 과세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되고, 당해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각 세목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납세의무자가 신고하거나 또는 정부가 이를 결정함으로써 구체적으로 확정되며, 이를 기초로 하여 조세채무의 이행으로서 납부 또는 징수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조세채권은 통상 그 성립으로부터 이행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므로 그 중 어느 시기를 기준으로 저당권 등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과의 우열을 가릴 것인지가 문제로 된다. 저당권 등은 등기나 등록을 하여야 비로소 성립하여 효력을 발생하므로 그 효력발생시기가 명확하나 조세채권에 관하여는 그와 같은 특별한 공시방법이 없으므로, 만약 그러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가 조세의 부담 여부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시기나 또는 과세관청이 임의로 정하는 시기를 기준으로 그 조세채권이 담보권에 우선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담보권자에 대하여 불측의 손해를 가함으로써 담보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합리적 기준 없이 담보권자를 차별하게 되어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그러므로 조세채권과 담보권 사이의 우열을 가리는 기준은 조세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공익목적과 담보권의 보호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법률로 명확하게 정하여야 할 것인바, 그 기준시기는 담보권자가 조세채권의 존부 및 범위를 확인할 수 있고, 과세관청 등에 의하여 임의로 변경될 수 없는 시기이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 구체적인 기준시기는 입법자가 위에서 밝힌 기준시기에 대한 원칙을 지키는 한 그의 합리적인 판단에 의하여 정할 입법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60-61;헌재 2007. 5. 31. 2005헌바60 , 판례집 19-1, 590, 597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과 같은 날 설정된 담보권이 있는 경우 어느 것을 우선시킬 것인지’에 관한 문제 역시 조세채권과 담보권 간의 우열을 가리는 문제로서 입법자가 위에서 밝힌 기준시기에 대한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 그의 합리적 판단에 의하여 정할 입법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다.

(3) 구체적 판단

(가) 우리 재판소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에서 납세의무자가 이를 신고한 경우 그 조세채권과 담보권과의 우선순위를 ‘신고일’을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한 것은 조세의 우선권과 담보권자의 우선변제청구권을 조화롭게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이는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에서는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 또는 그 밖에 각 해당세법이 정하는 과세요건이 충족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고,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기한 내에 신고함으로써 확정되며, 다만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기타 법정사유로 과세관청이 이를 결정하는 경우에는 그 결정하는 때에 납세의무가 확정되도록 되어 있으므로, 납세의무자가 법정된 신고기한 내에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한 경우에는 그 신고일에 구체적인 납세의무가 확정되며, 이 경우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도 그 조세채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주된 근거로 한 것인바(헌재 1995. 7. 21. 93헌바46 , 판례집 7-2, 48, 61-62;헌재 2007. 5. 31. 2005헌바60 , 판례집 19-1, 590, 597-598 참조), 이러한 판단은 납세의무의 성립 및 확정과정이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와 전적으로 동일한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와 담보권 사이의 우열 기준의 당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 다만,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 ‘전에’ 설정한 담보권만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로 인정함으로써 신고일과 ‘같은 날’ 설정된 담보권은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도록 하고 있는바,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현저히 일탈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는 선례에서 판단한 바 없었다.

1) 살피건대, 비록 담보권설정자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가 있기는 하나,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그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담보권설정자로부터 그가 지방세를 신고·납부한 다음 보유하고 있을 신고서(접수증), 납부영수증 또는 납부확인서를 제시받거나, 담보권설정자 본인을 통하거나

그로부터 위임을 받아 지방세 납세증명서,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서 등을 발급받음으로써 담보권 설정 당시까지 담보권설정자가 신고한 지방세의 존부 및 세액, 납부 여부 등을 알 수 있다[2007. 7.부터는 행정안전부 지방세포털서비스(www.wetax.go.kr)가 시행됨에 따라 납세자가 전자신고·납부한 지방세의 경우 납세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필요 없이 납세자의 협조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터넷을 통해 지방세 납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담보권 설정 후 같은 날 지방세 신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담보권 설정 당일에는 조세 신고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확인서 등을 받아두는 방법으로도 담보가치의 하락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목적물 취득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의 신고일과 근저당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는, 부동산을 취득하게 된 납세의무자가 과세관청에 ‘취득세와 등록세를 동시에 신고하고’ 취득세와 등록세 납부서를 발부받아야 함에도 취득자금이 부족하여 취득세는 납부하지 않고 등록세만 납부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바로 그날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면서 담보권을 설정하는 경우이므로, 시간적으로는 당연히 담보권의 설정이 취득세 신고보다 나중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담보권설정자의 협력 없이도 법정되어 있는 취득세의 과세표준(취득 당시의 가액)과 세율을 적용하여(지방세법 제111조, 제112조 참조)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 세액의 대강을 산출한 다음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담보가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만약 당해 부동산에 대하여 취득세가 납부되기 전이라면 담보권설정자로 하여금 취득세를 납부하게 한 후에 담보권을 취득하든지, 또는 그 취득세 상당만큼 담보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담보권을 취득할 수도 있다.).

요컨대, 조세채무는 법률에 의하여 성립하고 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확정되므로 그로써도 이미 조세채무의 존부 및 범위의 대강을 어느 정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조세채권의 공시기능이 담보권의 공시기능에 비하여 불완전하다는 사정으로 인한 위험은 담보권 설정 약정의 당사자들 사이의 정보 교환과 자율적 판단으로 이를 회피하거나 감소시킬 가능성이 확보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지방세의 신고일보다 담보권 설정일이 앞서지 않는 이상 비록 양 일자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지방세 채권이 담보권에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담보권자의 담보가치 평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해한다거나 또는 과세관청의 자의가 개재될 소지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2) 한편, 조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을 위한 재정수입의 주된 원천으로서 고도의 공공성·공익성을 가지며, 법률에 정해진 과세요건을 충족하면 조세채권이 필연적으로 성립하나 구체적인 대가 없이 이를 징수하는 것이므로 그 징수의 확보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헌법 제38조에 따라 납세의무의 형성과 조세의 징수에 관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로서는, 이 사건의 경우처럼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조세의 공공성·공익성을 중시하여 지방세를 우선징수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며, 반드시 조세채권과 담보권을 동등하게 취급하여 안분배당하는 규율만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만일 위와 같은 경우까지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로 인정하게 되면 납세의무자가 지방세 신고일과 같은 날 무리하게 담보권을 설정함으로써 조세면탈수단으로 악용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또한,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한 경우 시간적 순서를 가려서 우열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그 선후관계에 대한 입증이 용이하지 않을 뿐 아니라 법률관계의 형성에 과세관청의 자의나 우연한 사정이 개입될 여지가 커지므로 법률관계의 안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담보권 설정이 지방세 신고보다 먼저 이루어진 것이 일자상 명백한 경우’에만 지방세 우선징수원칙의 예외를 인정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판단은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한 자의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과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재판관 조대현의 별개의견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론에 동의하지만, 그 이유를 달리한다.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

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여야 하므로 헌법이 납세의무를 국민의 기본의무로 규정한 것이다.

국회는 납세의무의 형성과 조세의 징수에 관하여 입법형성권을 가진다. 국회의 조세입법권은 국가의 재정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만큼 조세를 징수하기 위하여 국민의 조세부담능력에 맞추어 과세대상과 과세한도를 공평하게 설정하고, 납세의무를 충실히 이행시키기 위하여 유효적절한 수단을 선택하고, 과세관청에게 자력집행권과 강제징수권을 부여하고, 조세채권을 일반채권에 우선하여 징수하게 하는 등의 입법형성권을 포함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조세를 일반채권보다 우선하여 징수할 수 있는 효력을 부여하고 있다. 조세징수 우선권은 조세의 공공성·공익성을 중시하여 조세의 징수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헌법이 납세의무를 국민의 기본의무로 규정한 취지에 부합되므로, 조세입법권의 범위에 당연히 포함된다.

조세채권은 법률에 규정된 과세요건이 충족될 때에 법률상 당연히 성립하고 집행력을 가진다. 조세채권의 집행력은 납세의무자의 모든 재산에 미치므로, 납세의무자는 납세의무가 성립할 당시에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에 의하여 조세를 납부하여야 할 책임을 지고, 납세의무가 성립한 후에 취득한 재산도 책임재산으로 된다. 조세채권이 성립된 후에 납세의무자의 사해행위가 있으면 그것이 조세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이루어진 행위라고 하더라도 국세기본법 제35조 제4항 또는 국세징수법 제30조에 의하여 취소할 수 있다.

따라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칠 수 있는 범위도 납세의무자가 납세의무가 성립된 이후에 가지고 있는 모든 책임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납세의무가 성립하기 전에 담보권이 설정되었다면, 그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가치가 장악된 상태로 납세의무의 책임재산으로 되므로 그 한도에서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미치게 할 수 있다. 결국 국세와 담보권의 우선권은 각 성립시기의 선후에 따라 결정함이 합리적이다.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이유는 그 공공성·공익성 때문이므로, 조세채권의 내용이 공시되거나 제3자가 알 수 있는지의 여부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삼을 필요가 없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의 존부나 범위를 과세관청의 재량에 맡길 사항도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조세채권의 우선권을 인정하는 시기를 조세채권이 성립한 때가 아니라 조세채권이 성립한 후 신고나 부과처분에 의하여 조세채권이 확정될 때로 규정하면서 조세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설정된 담보물권에 대해서는 조세채권이 우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물권을 더욱 더 보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담보물권 설정일과 조세채권 확정일이 동일한 경우에 조세채권을 우선시킨다고 하더라도, 조세채권이 성립된 후에 우선권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조세입법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조세채권의 우선권이 인정되는 시기를 이론상 허용되는 시기보다 늦추어 담보권을 더 보호하는 것이므로 납세의무자의 재산에 설정된 담보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6.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조세법률주의에 반하여 담보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호 미흡

다수의견은 ‘담보목적물 취득시 발생하는 취득세’는 납세의무자가 이를 신고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후에야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으므로 취득세 신고가 담보권 설정보다 시간적으로 우선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이를 충분히 고려하여 담보권을 설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신고납세방식을 취하는 지방세 중에는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발생한 취득세 외에도 담보권설정자의 기타 재산에 대한 취득세, 개인별 소득의 정도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소득할 주민세 등 담보목적물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다양한 형태의 세목이 존재한다. 또한, 이러한 세목들은 담보권설정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제3자인 담보권자가 확인하기 어렵고, 특히 지방세의 신고일과 담보권의 설정일이 동일하다고 하여 지방세 신고가 시간적으로 반드시 우선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담보권설정 당시까지의 신고서(접수증), 납부확인서 등의 서류를 제시받는 방법만으로는 담보권설정자가 부담하는 지방세의 존부 및 납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지방세 납세증명서나 지방세 세목별 과세(납세)증명서 역시 개인신용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납세의무자 본인이나 납세의무자로부터 위임받은 자에 대하여만 발급되므로 담보권설정자가 협조하지 않는 한 증명서

발급에 어려움이 있고, 납세증명서를 통하여서는 단지 체납 사실의 존부만 알 수 있을 뿐 체납세액이 얼마인지, 비록 납부기한이 도과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신고된 세목은 없는지 등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담보목적물과 관련이 없는 지방세나 납부기한이 경과되기 전의 지방세(체납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지방세)의 경우 그 신고일을 기준으로 담보권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담보권자의 재산권 및 예측가능성 보장의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는바, 우리 재판소도 ‘신고일’을 기준으로 신고납세방식의 국세와 담보권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는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의 위헌 여부가 문제된 사건에서 “그 동안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들은 모두 담보권자가 이 사건 조항상의 법정기일 이후에는 국세체납 여부에 관한 예측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판시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담보권자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문제가 있다. 각 법정기일 후 부동산의 압류 등 세무서장의 공시가 있기 전에는 담보권자가 국세체납여부를 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고, 납세증명서를 발부 받는다 하더라도 국세부과상황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과세관청에 담보물권설정자의 체납사실을 확인하려고 해도 개인정보 보호라는 차원에서 그 사실을 증명하여 주지 않는다면 이를 알 수 있는 길은 별로 없다. 이처럼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이 실제에 있어서는 충분히 보장되지 아니할 염려가 있다. …… 담보권자가 담보권설정자의 국세체납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그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연하는 바이다.”(헌재 2001. 7. 19. 2000헌바68 , 공보 59, 746, 749-750 참조)라고 판시함으로써 비록 해당 조항을 위헌무효라고 볼 정도는 아니나 현실적으로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장에 문제가 있으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장에 관한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납세증명서는 조세의 체납 여부뿐 아니라 ‘신고·부과된 조세의 존부 및 세액’ 등 조세 전반에 대한 사항이 나타나므로(일본 국세통칙법 제123조, 동법 시행령 제41조, 동법 시행규칙 제3조)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는 납세증명서를 통하여 담보권설정자가 발급일 현재까지 신고한 지방세 세액 및 납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잘 구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 신고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 보호의 필요성

다수의견은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이 신고납세방식의 지방세의 신고일 ‘전에’ 설정한 담보권만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로 인정함으로써 신고일과 ‘같은 날’ 설정된 담보권은 지방세보다 후순위로 변제받도록 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으나, 우리 법은 “이전”과 “전”을 명백히 구별하지 않고 ‘시간적으로 앞선’이라는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신고일 “전”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신고일 “전일”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아 위 ‘신고일 전’이라는 의미가 ‘신고일이 시작되기 전’까지인지 또는 ‘신고일이 종료되기 전’까지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신고일 당일’의 포함 여부에 대한 다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을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동조항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지를 고려하여 그 해석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인바,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은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호 및 사법질서의 존중을 위하여 조세징수권 확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한 규정으로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한 법정기일(신고일)과 관련하여 담보권자의 예측가능성 보장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이미 살핀 바와 같으므로, 지방세 신고일과 담보권 설정일이 동일하여 그 시간적 선후관계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담보권자가 불측의 손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담보권이 지방세 채권에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동조항의 취지에 부합할 것이다.

그런데 신고일 당일에 담보권이 설정된 경우 ‘지방세의 신고시각’과 ‘담보권의 설정시각’을 비교하여 양자의 시간적 선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대량으로 발생하는 조세와의 관계를 처리함에 있어서는 일(日)을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고, 만약 조세채권의 회피를 목적으로 신고일 당일에 담보권을 설정하는 경우가 문제된다면 민법상 사해행위취소와 조세범처벌법상 체납자 등의 불법행위 처벌(제12조) 등의 제도를 활용하여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지방세법도 법정납기한 등 “이전”에 설정된 저당권 등에 의해 담보된 채권은 지방세에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일본 지방세법 제14조의9, 제14조의10) 법정납기한 등 기준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이 있는 경우 담보권이 조세채권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해석은 타산지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의 신고일 “전에” 부분

에 신고일 ‘당일’이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신고일 당일에 설정된 담보권을 지방세 우선원칙의 예외에서 배제시킴으로써 담보권 설정이 시간적으로 앞선 경우에 대하여까지 지방세를 전면적으로 우선시키는 것이므로, 담보권을 취득하려는 자로서는 조세의 존재를 예측할 수 없는 시기를 기준으로 조세채권과의 우열을 정하는 것이어서 조세법률주의에 반하고, 담보권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하여 담보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합리적 기준 없이 담보권자를 차별하게 되어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다.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조항(지방세법 제31조 제2항 제3호 중 가목과 관련된 “전에” 부분)을 “당일”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한정위헌결정을 선고함이 상당하다.

재판관

재판관 이강국(재판장) 이공현 조대현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해외출장으로 서명날인 불능) 목영준 송두환